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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볼일 본 후엔 뒤돌아보는 습관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7-31 조회 4268
내용 어떤 남녀가 데이트 중. 여자가 갑자기 방귀가 나오려 했다. 이걸 어쩌나. 고민하던 여자는 순간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팔짱끼고 앉아있던 남자의 귀에 대고 밀어를 속삭였다. “자기야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조심스럽게 방귀를 뀌었다. 소리를 소리로 감추기 위한 전술인 셈. 그런데 남자가 알아듣지 못했던 모양이다. “뭐라구?” “사랑한다구!” 그러면서 여자는 조금 남겨두었던 가스를 마저 내뿜었다. 이 멋대가리 없는 남자친구 왈.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어. 네 방귀 소리 때문에 못 들었어.” 데이트할 때 말조차도 함부로 하지 않고 짜장면도 시키지 못하던 남녀가 점차 익숙해지면 말과 행동의 긴장이 풀린다. 상대에 대해 아주 편안해졌다는 증거는 무얼까. 우선 말의 단정함이 흐트러져서 반말이 나오고, 혹은 ‘씨~’자가 튀어나오는 말버릇이 곧잘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조차 정겹게 느껴질 수 있다면, 두 사람은 제대로 사랑에 빠진 것이다. 남녀 이야기 가운데는 방귀가 등장하는 얘기들이 적지 않다. 같이 있으면서 속이 거북해질 때까지 애써 참던 방귀나 트림을 눈치 보지 않고 할 정도가 되면 상대를 대단히 편안하게 생각한다는 징표다. 또 그것이 상대에게 역겹지 않게 용납이 될 정도라면 이미 ‘가족’ 관계에 가까운 친밀감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배설과 관련된 말이나 행동은 대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그리 허물없는 사이가 아닌 사람들 앞에서 이것을 참지 않는다면 무례한 것이다. 속담에도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는 말이 있다. 배설은 살아있는 동물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기본 생리현상의 하나다. 그런데 왜 거부감이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냄새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먹고 마셔서 영양을 섭취한 후에 남은 찌꺼기라는 점에서, 위생상 회피하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건강을 생각한다면, 방귀나 대소변은 반드시 ‘뒤도 안돌아볼 정도로’ 회피해야만 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평소에 대소변을 잘 관찰함으로써 자기 건강에 대한 일상적인 점검이 가능하다. 대소변은 인체에 들어간 음식물 따위가 인체 장기를 고루 돌아 나오면서 그 상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결과물이다. 중국의 <사기>에 보면, 옛날 중국 춘추전국시대 월나라 왕 구천은 정복자인 오나라 왕 부차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부차의 대변을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면서 그 건강 상태에 대한 조언을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최측근의 내관들이라도 기피했을 일을 거리낌 없이 하는 걸 보면서 부차는 월왕을 믿게 되어 그를 포로상태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 월왕은 그로부터 복수를 준비하여 장차 오나라를 멸망시키게 된다. 조선시대 임금들은 ‘매화틀’을 이용하여 배변을 하였는데, 임금이 볼일을 보고 나면 내관이 그것을 내다버리기 전에 어의들과 함께 관찰하여 왕의 건강상태를 일상적으로 체크하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한다. 일을 보고나면 속담처럼 ‘뒤도 안 돌아보고’ 물을 내릴 게 아니라, 반드시 뒤를 먼저 돌아보고 육안으로 변의 상태(양과 빛깔, 모양)를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전문가처럼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알아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정상적인 상태에 비해 무언가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정도는 알아챌 수 있다. 변의 상태는 사람의 체질조건이나 식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날 때 추정할 수 있는 문제점은 일정한 공통점을 지닌다. 아무런 문제가 없고 소화가 잘 되고 있을 때, 가장 이상적인 대변은 ‘황금빛을 띤 바나나 모양의 덩어리 하나’면 된다. 우선 냄새가 심하다면 뱃속에 장내 유산균 등 유익한 성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의 변은 냄새가 심하지 않다. 이런 상태일 때는 방귀 역시 유난히 심한 냄새를 띄게 된다. 변이 가늘게 나온다면 대장에 문제가 있는지를 의심해볼 수 있다. 피가 묻어나오는 것도 항문질환이 아니면 대장의 문제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이상적인 황금색은 먹은 음식에 의해 색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가령 와인을 마시면 포도의 검은 빛이 섞여 빛깔이 어두워질 수 있으며, 팥이나 토마토 껍질 같은 것이 섞여서 붉은 빛이 섞일 수도 있다. 잘 소화되지 않은 푸른 채소의 섬유질로 인해 초록빛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색이 변했다고 해서 모두 건강에 경계 내지 위험 신호는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색의 변화가 일시적이지 않고 까닭 모르게 자주 반복된다면 그 원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장내 출혈이 있는 경우, 출혈기관이 항문에 가까울수록 붉은 빛이 살아있지만 위장에서 출혈이 있는 경우는 내려오는 동안 색이 변하여 검은 색으로 바뀌어 나온다. 대장암이 있는 경우에는 진한 콧물 같은 점액질이 묻어나올 수 있다. 소변은 신체 곳곳을 흘러 다니는 혈액으로부터 걸러지는 불순물까지 포함하고 있으므로, 음식물이 지나가지 않는 몸 전체의 상태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주요 인사의 소변 한 방울은 그의 신체에 대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스파이들에게도 좋은 사냥감이다. 요즘은 소변 한 방울로 알아낼 수 있는 건강 정보가, 혈액형, DNA정보, 임신여부, 간염이나 당뇨 등 각종 질병 및 암 예후 등으로 크게 확장되고 있다. 전립선과 요도에 관한 징후는 일반인도 자기 소변을 관찰하는 것으로 쉽게 파악할 수가 있다. 물론 의심이 가더라도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야 정확히 알 수가 있겠지만, 적어도 의심되는 상황까지는 스스로 알 수 있다. 이상적인 소변의 상태는 무색무취인데, 약간의 갈색을 띄는 정도까지는 정상이다. 노란색이 강하게 나타나거나 그 정도를 지나쳐 주황, 분홍빛으로 가는 ‘혈뇨(피가 섞인 소변)’나 우유처럼 흰빛이 나타나고 빛깔이 탁해지는 경우는 신장부터 요도까지의 배뇨기관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신장이나 요도의 결석, 전립선염이나 비대증 등은 소변의 상태를 통해 가장 빠르게 변화가 나타난다. 이런 변화상태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의사, 한의사를 찾아가 검진을 받아보는 게 필요하다. 쾌식(快食) 쾌변(快便) 쾌면(快眠) - 이 ‘3쾌’는 건강의 징표이자 목표다. 볼일을 보고 나선 반드시 뒤를 돌아보아 일상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될 것이다. (한의사, 대화당한의원 원장. 한국밝은성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