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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2-02 조회 4629
내용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사랑에 관한 전설 가운데 인상적인 한 가지는 사랑의 신 에로스가 프시케란 미녀와 나눈 사랑이다. 요즘 사용되는 영어에서도 에로스(Eros)는 남녀간의 사랑을 뜻하는 대표적인 명사인데, 이것은 다분히 육체적 사랑을 뜻하고 있다. 반면 에로스신이 사랑한 프시케(Psyche)는 정신, 영혼을 뜻하는 명사다. 영어에서는 사이키란 발음으로 차용되어 심리학(psychology)을 비롯해 정신과 관련한 여러 단어들에서 접두어로 사용된다. soul, mind, spirit, anima 등등 유사언어들을 대신하기도 한다. 본래 비너스의 아들이며 성장하지 않는 아기 천사의 모습으로 연인들 사이에 화살을 날려 사랑에 눈을 멀게 하는 이 깜찍한 사랑의 신 에로스는 어머니 비너스의 부탁을 받고 프시케의 아름다움을 방해하러 온다. 미의 여신 비너스는 사람의 딸 프시케가 너무나 아름다운 나머지 사람들이 자신을 잊어버리는 데 화가 나서 프시케를 제거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잠자는 프시케의 방으로 스며든 에로스는 사람의 딸 프시케가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보고 그만 주저하다가 자신의 화살에 찔리고 만다. 사람의 딸을 사랑하게 된 에로스. 어머니의 명을 어긴 것은 물론 은밀한 방법으로 프시케를 아내로 삼는다. 육체의 사랑을 뜻하는 에로스와 정신을 뜻하는 프시케의 결합이란, 뭇 사람이 동경하는 ‘일체의 사랑’을 상징하는 듯하다. 육체를 갈구하는 욕정만으로는 사랑을 완성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영혼을 교감하는 정신적 결합만으로도 사랑은 불완전하다. 역시 사랑은 영혼과 육체가 일치되어야 멋지다. <프시케>라는 제목으로 이런 사랑을 그린 소설가도 있다. 1920년대 프랑스 작가 쥘 로맹이 거의 10년에 걸쳐 3부작으로 완성한 이 소설은 육체적으로 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일체가 된 완벽한 부부의 사랑이 묘사돼 있다. 멀리 바다를 항해중인 남편 앞에 아내의 영혼이 나타나는 기적도 일어난다. 로맹의 3부작은 각기 감정적 사랑, 육체적 사랑, 정신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감정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일체가 된 사랑은 완벽하다. 공교롭게도, 사람에게서 연애의 감정과 관련해 분비되는 대표적인 호르몬은 세 가지다. 맨 처음 분비되는 도파민은 감정적 사랑과 일치된다. 사모하는 마음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참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이 감정만 있으면 플라토닉 사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은 거기 머물러 있질 못한다. 두 번째 호르몬, 페닐 에틸아민이 분비되는 단계에 이르면, 이 사랑은 육체적 자극을 갈구하고 충동성이 높아진다. 억압되면 신경질이 늘고 나아가 상사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사랑을 위하여 천릿길이라도 단숨에 달려갈 수 있는 힘도 바로 이 호르몬의 작동 결과다. 세 번째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직접적인 육체적 사랑의 결과에 의해 나타난다. 출산과 함께 어머니의 뇌는 옥시토신에 장악된다. 감정적, 육체적 사랑은 크게 필요치 않다. 자식을 기르는 데 필요한 보호본능과 강인함, 그리고 모유의 분비와 같은 어머니의 역할을 돕는다. 그래서 모성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사랑이라는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인간은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는 셈이다. 여러분의 사랑은 어떻게 완성되고 있나요. 대화당한의원 원장 이은주 한국일보 디지탈특파원 http://club.hankooki.com/digital_special/specialist/special_main.php?menu=spe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