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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력이 넘치면 영웅인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3-20 조회 4707
내용
바다에 놀러온 젊은 여성들을 ‘강간’한 혐의로 체포된 70대 노인의 재판소식이 관심을 끈다. 노인은 젊은 여성 피서객들을 자기 어선에 태워주다가 강간하고 살해까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혼자도 아닌 두세명씩의 일행이었다. 몇 차례나 반복된 사건이라 그 자체가 엽기적이기도 하지만, 70대 노인이 과시한 노익장(?)도 어지간하다.

80년대였던가. 같은 류의 ‘사건’은 아니었지만, 일본의 한 장관께서 입으로 그 비슷한 얘기를 해서 세상을 놀라게 한 적도 있다. “남자라면 여자 하나 자빠뜨릴 정도의 힘은 갖고 있어야 한다.” 그 말은 이렇게 해석이 됐다. ‘강간이 가능할 정도의 힘.’ 이를테면 잠자리에서 여자 하나쯤은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의도로 한 말씀인 듯한데, ‘자빠뜨린다’는 말은 한 나라의 장관이 하는 말로는 너무 저급했다.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표현이라 해서 온 세계가 일본을 향해 혀를 찼다.

이런 게 꼭 일본의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요즘이야 말 한마디의 무게가 꽤 엄중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수년전만 해도 나라를 쥐고 흔드는 남자들 사이에서 성을 희롱하는 소리는 공공연했다. ‘영웅호색’이라느니 ‘배꼽 아래 얘기는 따지는 게 아니다’라느니 하는 희롱조의 언사들은 공공연했고, 그들만의 자리에서 서로 노익장을 떠벌이는 일도 흔히 들을 수 있었다. 어디 높은 분들만의 얘긴가. 제법 출세한 남자들을 위해 요정이 있다면, 보통 남자들을 위한 룸살롱이 있었다. 이젠 옛날이야기가 됐으면 좋겠지만, 아직도 국회의원들의 접대부 파티나 성 희롱, 성 추문 같은 사건들은 잊을만하면 한번씩, 명맥을 놓치지 않고 이어졌다. 올해부턴 안 그랬으면 좋겠다.

대체로 한 나라의 내각에는 50~60대가 다수를 차지한다. 국정(國政)이란 어려운 일을 수행하는 분들에게 중책을 감당할 만한 건강과 기력이야 필수적인 것이다. 그들을 위한 다양한 건강관리와 섭생법도 무수히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넘치는 기력만이 자랑은 아니다. 힘이 넘친다고 해서 아무나 영웅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을 필요한 곳에 쏟아 붓되, 필요치 않은 곳에서는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 인격도 동시에 갖춰져야 영웅인 것이다.

대화당한의원/한국밝은성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