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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걷는 게 보약, 봄과 함께 걸읍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3-31 조회 4612
내용 몇 사람의 중년들이 찻집에 앉아 계절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시간이 이렇게 빨라. 벌써 봄꽃이 만발하네 그려.”
“맞아, 맞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동조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동조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이상해요. 내 맘엔 봄이 벌써 와있는데, 사람들은 이제야 봄이 왔다고들 말하는군요.”
사람마다 계절을 느끼는 순간이 다른가 보다. 어떤 사람은 벌써부터 봄을 느끼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꽃이 만개한 뒤에야 봄을 깨닫는 것이다.
그 차이를 생각해 본다. “벌써 봄이야?” 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시간에 쫓겨 사는 사람들일 것 같다. 무언가 다른 일에 정신을 빼앗겨 봄을 느낄 겨를도 없이 지내다가 주말 나들이 차량들이 밀리고 있다는 TV 뉴스를 보고서야 계절을 깨닫게 되는 거 아닐까. 반면 “아직 몰랐어?”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정신적 여유가 있는 편일 것이다. 해가 종전보다 일찍 뜨는 것, 길가 꽃나무 가지에서 봉오리가 열리는 것. 바람이 좀 더 부드러워진 것을 느끼고 음미할 여유가 있다면 벌써 봄이 우리 주변에 깊이 와있다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 사실 계절이 오고가는 것을 느낄 여유도 없이 산다면, 그것이 문제가 아닐까.

봄의 공원은 다시 붐비기 시작한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녹이기에는 꽃핀 공원이나 산길을 산책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드물다. 걷기는 근육과 장기, 심혈관계, 순환계, 소화기 계통에 두루 좋고 걷는 동안 햇볕을 쪼여 체내 비타민의 생성과 활성화를 유도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성인병 예방과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감기와 같은 유행성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인체 면역능력도 강화된다. 특히 비만 과체중 등으로 격렬한 운동시 근골격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부드러운 유산소운동’이라 할 수 있는 걷기가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최상의 운동일 수 있다.

걷기의 건강 효과에 관한 연구보고는 수없이 많다. 당뇨 환자가 1주일에 최소 2시간 이상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경우 사망 위험이 39% 낮아졌다는 보고가 있는가 하면, 1980년대 하와이 호놀룰루 심장센터가 60대 이상 노인 7백여명에 대해 추적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 2마일(3.2km) 이상을 꾸준히 걸은 사람은 1마일도 걷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사망률이 절반으로 낮았다고 한다. 걷기가 몸에 어떻게 좋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근골격계: 사람의 몸은 6백 개 넘는 근육과 2백 개 넘는 뼈로 이루어져 있다. 걸을 때는 이 모든 근육과 뼈가 동시에 움직이거나 최소한 자극을 받는다. 걷기를 통해 성장기에 있거나 젊은 사람들은 근골격이 강화될 수 있고, 신체적 쇠퇴기에 있는 사람은 적어도 그 쇠퇴와 노화를 늦출 수 있다. 걷기는 허리와 다리의 힘을 특히 강화시켜주며 중년기 이후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팔과 어깨에서 근육의 노화로 나타나는 오십견과 어깨가 굳는 현상을 막는 데도 유용하다. 그냥 걷기 보다는 중간에 한 번씩 팔다리를 흔들거나 크게 움직여 스트레칭하고, 또는 20-30초 정도로 잠깐씩 뜀뛰기나 달리기를 하다가 다시 걷기를 반복해주는 방법도 좋다. 흔히 산책은 뛰기(조깅)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유산소운동이라 할 수 있는데, 일정한 속도, 일정한 보폭으로만 걷기 보다는 이처럼 변화를 가미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평탄한 지형만 걷는 것보다는 적당히 오르막 내리막이 가미된 코스를 걷는다면 굳이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근골격에 충분히 좋은 운동이 될 것이다.

▲호흡기와 심장: 걷기는 호흡과 맥박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폐기능 강화와 심장기능 및 고혈압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개인별 조건에 따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빨리 걷기와 천천히 걷기, 심호흡과 가쁜 호흡 등을 섞어가며 걸어보자. 또 걷는 운동으로 혈관 속을 흐르는 피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각 장기에 생성된 노폐물과 산화물질을 청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걷는 동안 발바닥이 자극되어 피돌기가 더욱 활발해진다. 이 때문에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도 부른다. 심장 기능이 약화되는 노년기일수록 매일 걷는 습관이 중요해다.

▲소화기: 걷는 동안 체내 장기는 물리적 자극을 받아 쌓인 노폐물이 쉽게 제거되고, 소화액 분비도 활성화되어 소화능력이 올라간다. 걷기 전후 깨끗한 물을 마셔 물리적 자극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생리활성 물질의 분비도 활발해지므로 몸은 한층 가벼워지게 된다.

▲생식기 계통: 하체가 강하면 남성 기능도 강해진다. 무엇보다 남성의 전립선을 위한 운동으로 걷기가 첫손에 꼽히는데, 전립선은 남성의 정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관이다. 2001년 이스라엘 라마트간 발기부전센터에서 발기부전이 있는 50세 전후의 남성 234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3회 이상, 매번 4km 이상을 걷도록 운동처방을 내린 결과 수개월 뒤 67%의 환자가 더 이상 비아그라 처방이 불필요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성의 생리대사에도 걷기 운동은 효과가 있다. 늦어도 요실금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50세 전후부터는 주 3회 이상의 걷기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뇌와 정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스스로 정한 시간에 같은 산책로를 걸었다는 임마누엘 칸트를 비롯하여 예로부터 많은 철학자와 시인 예술가들 가운데는 꾸준한 걷기를 생활화한 사람들이 많다. 걷기는 두뇌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된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꼭 산책할 곳이 있어야 한다. 앉아 있으면 사유는 잠들어버린다. 다리가 흔들어놓지 않으면 정신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뇌와 관련된 조직들은 뇌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하반신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긴장근의 운동은 뇌까지 자극을 보낸다. 자극을 받은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되어 혈액이 순환을 활발하게 만들어주며,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되는 부신피질 호르몬도 분비된다.

봄철에 자연적으로 춘정(春情)이 상승되는 것은 일조시간과 기온의 상승 등이 주원인인데, 여기에 햇빛을 받으며 걷는 운동이 더해지면 몸은 더욱 조화롭게 기능이 활성화될 것이다. 일찍이 히포크라테스는 “걷기는 인간에게 최고의 보약”이라고 말했다. 전립선과 성생활에 있어 걷기야말로 다른 어떤 보신재보다 좋은 보약이라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한의사, 대화당한의원 원장. 한국밝은성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