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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내운동으로 겨울을 이긴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2-12 조회 3670
내용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옛말은 가을과 관련이 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인데, 반드시 말이 아니더라도 동물들은 대체로 가을에 본능적으로 잘 먹고 잠이 늘며 살찌는 현상을 나타낸다. 그렇게 되는 원인으로 몇 가지 배경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환경요인이다. 가을이 수확의 계절이기 때문에 먹이가 다른 철에 비해 풍부해진다. 둘째는 해가 짧아지면서 아무래도 잠을 더 잘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먹거리가 많아지는 철에 입맛까지 좋아져 많이 먹게 되고 반면 날씨는 점차 쌀쌀해지면서 낮이 짧아져 바깥에서 운동하는 양은 줄어들면 군살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가을에 살이 찌는 것은 야생의 동물에게 있어서는 저절로 겨우살이에 대한 대비가 된다. 체내 지방 비축량이 늘어남으로써 겨울 추위로부터 체온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겨울잠을 자는 야생 동물들은 자는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거나, 최소한만 먹으면서 이 시기에 축적된 지방으로부터 기초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원인과 결과가 딱 맞아떨어진다. 빈틈없는 자연의 생태 시스템은 절묘하기도 하다.


자연 섭리는 그렇다 치고, 더 이상 자연환경 그대로의 조건에서 살고 있지 않은 인간에게는 이러한 생리적 변화가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과는 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가뜩이나 운동량이 줄어들기 쉬운 겨울에 살이 찐다는 것은 곧 ‘비만’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위를 이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감수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정도 이상으로 살이 오르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동물들은 겨울동안 잠을 자거나 먹이활동이 불리해져 가을에 오른 살은 겨우내 점점 빠져나갈 터이지만, 인간의 먹이활동은 겨울이라 해서 중단되거나 하지는 않으므로 이 살이 그대로 눌러앉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군살만의 문제겠는가. 체내지방이 늘어난다는 건 혈액 속 지방의 증가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겨울 추위와 연관되어 뇌졸중 같은 순환기계 질환이 늘어나는 것도 전혀 우연하지만은 않다.

당연한 얘기지만, 겨울에도 운동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다이어트에도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특정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사람들이 가장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러면서도 가장 효과가 좋은 운동은 일반적으로 유산소운동이다. 걷고 뛰고 달리는 등 몸 자체를 사용하여 호흡과 맥박을 자극하고 장기나 근골격계의 단련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일상적인 건강관리법으로는 더없이 훌륭하다.

그 가운데 특별히 무엇이 더 좋은가 구분할 필요도 없다. 달리기 뛰기 줄넘기 자전거 외에 에어로빅 춤(재즈댄스 힙합댄스) 그리고 태권도나 섀도복싱 같이 빠르고 느린 동작을 섞어가며 뛰고 뻗고 움츠리고 뒹구는 동작들이 배합되는 운동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그 밖에도 배드민턴 농구 탁구 테니스 같은 구기 운동들도 유산소 운동과 같은 동작들이 다 포함되어 있으므로 취미를 겸하여 즐길만한 운동이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바깥 운동에 제한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는 운동 가운데 자기 조건에 맞는 운동 한두 가지를 정해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운동은 ‘군살을 줄이는’ 효과도 좋다. 몸에 붙은 지방과 군살을 줄이기 위한 다이어트 방법들이 많이 나와 있고 더러는 수술적 방법으로 지방을 제거하기도 하지만, 그 어떤 방법도 우직할 정도로 꾸준한 운동을 통해서 몸매를 관리하는 것보다 나을 수가 없다. 식이요법이나 물리적 시술 방법들에 비하면 운동법은 부작용의 가능성이 월등 낮을 뿐 아니라 신체기능의 강화와 면역능력 향상 등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현저히 많다.

매스컴을 통해서도 소개된 체중감량 사례들을 보면, 꾸준한 운동의 효과는 상당히 드라마틱한 사례가 많다. 출산 후 체중이 130㎏까지 늘었다가 하루 십리씩 꾸분히 걸어서 출퇴근한 결과 70㎏ 이하로 줄어든 여성도 있었고, 체중이 100㎏대로 올라간 여성이 2㎞의 조깅로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10바퀴씩 자전거로 돌아 마침내 50㎏대로 내려갔다는 사례도 있었다. 제아무리 비만이 끈질기다 해도 걷고 뛰는 데는 배겨내지 못하는 법이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실패요인은 움직이지 않고 살만 줄여보겠다는 게으름에 있었다.

요즘은 경기불황의 여파로 많은 헬스장들이 파격적인 요즘인하 이벤트도 늘어난 것 같다. 계절의 겨울과 시절의 겨울이 맞물려 한층 더 시린 겨울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때라 하더라도 기회에 강한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를 발견하기 마련이다. 공자께서도 기회가 주어지면 나아가고 주어지지 않을 때는 물러나 자신을 준비하는 것이 군자의 자세라 했다.

겨울에는 활동이 줄어들거나 움츠러드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면서 몸의 저력을 다져둔다면 남다른 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겨울은 남성의 전립선에게도 특히 불리한 계절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많이 마시고 운동을 잊어버리면 전립선은 더욱 고통스럽다. 걷기는 전립선에게 가장 좋은 운동법이다. 특히 중노년의 남성들은 좌욕과 같은 온욕과 절제된 식생활, 성생활로 전립선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꾸준한 걷기와 뛰기 등으로 전립선을 강화하면 남성의 힘을 잃지 않고 더욱 패기 넘치는 겨울을 지낼 수 있다.
(한의사, 대화당한의원 원장. 한국밝은성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