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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을비에 젖은 낙엽? 남성이여 힘을 내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2-12 조회 3718
내용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라 했던가. 하지만 이것은 남성의 힘이 솟아오르는 낭만에 대하여가 아니라 우수에 관한 이야기다. 남성에게도 울적한 분위기가 흘러 가을의 서정에 지배를 받게 된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이다. 천고마비라든지 등화가친의 계절과 같은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가을의 수식어는 이제 옛날 얘기처럼 들린다.

과학적인 근거도 있다. 가을이 되면서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이 쌀쌀해지면 대개 활동성과 관계있는 호르몬들은 분비량이 줄어들게 된다. 대신 세로토닌 같이 센티멘털한 감정과 관련 있는 호르몬이 늘어난다. 반면 햇빛을 받아 체내에서 생산되는 비타민D의 생산량이 줄어드는데, 이 때문에 우울한 기분이 스며들기 쉽다. 비타민D의 부족은 칼슘 등 미네랄의 섭취능력을 떨어뜨리고, 생체리듬을 관장하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멜라토닌 등의 분비를 어렵게 한다.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이 약화되어 짜증이 늘고 쉽게 좌절하며 불면과 우울증까지 가져올 수도 있다. 물론 이 같은 변화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차분한 것도 정도껏이다. 기분이 너무 가라앉아 우울해지고 의욕마저 잃게 된다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는 생존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다.
사회생활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다. 부부생활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중년의 남성들이 ‘의무방어전’에 급급하거나 성생활을 아예 전폐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는 너무나 흔한 얘기다. 기분이 가라앉으면 남성성은 더욱 위축된다. 이런 기분으로부터 헤어나는 것은 누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심기를 추슬러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요즘 사회 현상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남성의 위축은 시대의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자신감은 늘어나는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할만한 사회조사 결과들도 적지 않다. 예전 미국에서의 나온 한 조사에 따르면, 중년기 여성들의 경우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같은 또래의 남성들에 비해 월등 높다. ‘맥아더재단’이라는 이 연구기관은 사람의 건강장수에 대한 문제들을 연구해 발표했다. 50세에서 64세까지의 남녀를 대상으로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여성들이 답한 평균치는 36%였던 데 비해 남성들은 28%라는 저조한 점수를 스스로 매겼다. 5대4 정도로 남성들의 만족도가 낮다.
물론 한국에서 이 세대의 남성들은 여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았으니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어려서 집안에서는 여자 형제들보다 대체로 더 나은 대우를 받았고, 교육도 훨씬 더 받았고, 더 많은 사회활동을 했으며, 그만큼 축적된 보람도 높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만큼 더 많은 의무도 부과되어 있었다. 남자로서 우월한 ‘행세’를 할 수 있는 여건이나 결과가 따를 때에는 충족감이 높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여건과 결과가 따르지 않을 때 느낄 수 있는 낭패감이나 무력감은 여성에 비해 더 큰 부담으로 가해질 수 있을 것이다.

원대한 포부나 인생목표를 갖고 도전하도록 교육된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역할과 인생목표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여자들에게는 실망이나 자신감의 상실 같은 반대급부가 덜할 것이다. 오히려 막연하게 의무로 여기고 살아온 보조자의 역할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이 시기의 여성들은 새로운 도전과 여유를 느끼게 된다. 남은 생에 대한 주거와 생계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기만 했다면, 여성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기회가 이제 시작되면서 삶에 대한 만족도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어떤 할머니가 아주 오랜만에 여고 동창 모임에 다녀왔더란다. 일찍 돌아와 남편의 밥상을 차리면서 할머니가 요란스럽게 달그락거렸다. 뭔가 심기가 불편한 것을 눈치 채고 남편이 말을 걸었다. “그래, 재미있게 놀고 헤어졌소?” 할머니는 볼멘소리로 “헤어지긴 뭘 헤어져요. 재미가 넘쳐서 오늘 밤새 놀자고들 합디다.”라고 대답했다. “아니, 할머니들이 밤새 논다고? 무슨 기운들이 그리 넘쳐서?” 남편이 놀라서 묻자 할머니는 “그럼 남정네들만 밤샐 줄 아는 줄 아셨소?”하고는 입을 닫아버렸다. “하긴. 그런데 왜 당신은 일찍 돌아왔소?” 머쓱해서 묻는 남편의 귀에 혼잣말처럼 내뱉는 할머니의 푸념이 들려왔다. “이게 내 팔자지. 하필 나만 남편이 살아있어서….”

비슷한 우스갯소리는 많다. 집이 이사할 때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아끼는 강아지를 끌어안고 트럭 운전석 옆에 미리 자리 잡고 앉아 있어야 버림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비슷하다. 중년 이후, 여성들의 세계와 남성의 세계는 이렇게 변한다는 것이다. 90세 이상 노년층 인구는 여성이 남성보다 7대3 정도로 많다는 미국에서의 보고서, 혼자 사는 할머니가 남편 있는 할머니보다 더 오래 산다거나 그와 반대로 남자는 부인이 있는 경우 홀로 사는 사람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등의 일본발 보고서 등을 보면, 중노년기를 거치면서 남성의 힘이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해지는 현상은 인류 공통으로 나타나는 과학적 현상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현상과 통계들도 절대적 이치를 의미한다고 결론짓기는 이르다. 1백세 이상 사는 남자도 얼마든지 있고, 60대에 애인을 두거나 아기를 낳았다는 남자도 얼마든지 있다. \

일반적인 현상으로 위안을 삼으며 중년을 넘으면 ‘문을 닫아도 된다’는 게으른 생각에 안주하겠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남자다운 삶의 자존심을 지키려고만 한다면 얼마든지 길은 있게 마련이다. 적어도 소변을 지리면서 남의 보호에 의존하는 삶만큼은 늦출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늦추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년기를 넘어가는 남자들의 당연한 의무 중 하나가 아닐까. 체력관리를 위한 운동과 섭생의 관리는 기본이고, 강건한 남성의 힘을 유지함으로써 남자는 보다 늦은 나이까지 남성으로서,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지키고 가족의 존경과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 가운데서도 건강한 전립선의 유지는, 사실 핵심적이다. 남성의 힘을 유지시킬 뿐 아니라, 당당한 ‘오줌빨’을 유지하는 데도 전립선의 건강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오줌빨이 약해지고 발기가 잘 되지 않고 성적 욕망도 줄어들었다면, 그리고 당신이 이미 ‘젖은 낙엽’ 같은 중년기에 접어들었음을 인지한다면, 미루지 말고 ‘전립선’을 검색하여 길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길은 찾는 사람에게 열려 있다.
가뜩이나 국가 경제가, 시장 경기가 가라앉는 즈음이다. 기죽은 남성에게는 생기를 잃고 물들어가는 나뭇잎, 떨어져 굴러가는 낙엽조차 동병상련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아침 발기도 잘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그저 게으른 남자의 변명일 뿐이다. NM
(한의사, 대화당한의원 원장. 한국밝은성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