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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침착하게…” 전립선도 관리가 대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10-08 조회 3142
내용

몸에 병이 생겼을 때 그것을 즉각 ‘처치’한다는 개념의 의료 패러다임은 아무래도 20세기를 정점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 많은 종류의 질병들이 즉각적인 치료와 처치보다는 기다림과 관리가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환자들이 병을 대하는 방식도 이런 방향으로 바뀌어가는 추세다.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증상에 대해 항생제나 해열제 같은 것으로 대응하는 ‘신속한 처치’보다는 꾸준한 운동과 영양관리 등 근본적으로 몸을 건강하게 하는 노력을 통해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저항력, 질병에 대한 면역능력을 기르는 평소의 ‘꾸준한 대비’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늘어난 때문이다.

7월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 의과대학 연구팀의 조사발표는 이러한 추세를 더 섬세히 보여준다. 이 대학 비뇨기과 클리닉의 매슈 코퍼버그 박사팀은 미국 내 의학계에서 초기 전립선암을 적극적인 방법으로 처치하지 않고 ‘예의주시(watchful waiting)’하는 방법을 택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1990년부터 2013년까지 20년 사이 45개 클리닉에서 초기 전립선암의 치료 경향을 분석한 조사였는데, 90년부터 2009년까지 수술이나 방사선, 호르몬 요법을 쓰지 않고 종양이 커지는지 예의주시하는 방법을 택하는 비율이 7%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서는 그 비율이 무려 40%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곳으로 전이된 적 없이 전립선에서만 국소적으로 나타난 초기 암의 경우에 한정된 것이지만, 뒤집어보면 2009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초기 전립선암 환자들은 적극적인 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예의주시 방법이 절반 가까운 비율까지 급격히 올라간 것은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초기 암에 수술이나 방사선 호르몬요법 같은 적극치료를 하는 것이 그냥 놓아두는 것보다 낫다는 결론을 얻지 못했거나, 굳이 수술이나 방사선 호르몬요법을 쓰지 않고 놓아두어도 당장 치명적으로 위험하지 않음이 통계적으로 입증되고 있을 것이다.
보도를 보면, 코퍼버그 박사는 국소적인 전립선암이 대부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진행속도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특히 고령 환자들인 경우 적극 치료를 하지 않고 놓아두어도 대개는 자기 수명까지 사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히려 방사선 치료를 택하는 경우 성불능, 요실금 등 현실적으로 보다 크고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암과 관련하여 사망하는 사례를 비교해보아도 치료 없이 관찰만 하는 경우의 사망률은, 공격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률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전립선암을 가진 80중반의 환자가 상담을 받기위해 내원하신적이 있었는데,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로 전립선을 절제하는 방법이라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절제를 할 것인가, 치료가 안 된 채로 두고 볼 것인가. 지금 미국 의사들의 추세를 따른다면 답은 간단하다.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이 낫다.

그러나 환자는 전립선이 구체적으로 몸 안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가를 잘 알고 있지 못했다. 80대 노인이 성생활에는 더 이상 미련이 없다 하더라도, 소변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립선이 없어지면 소변을 조절하기가 힘들어 진다. 병든 전립선이지만, 그것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다른 곳으로 전이될 위험이 높지 않은 이상, 더 커지는지 여부를 살피면서 두고 보는 것이 환자에게는 소변 조절기능을 잃어버리는 경우에 비해 훨씬 나을 것이다. 이러한 치료경험을 통해서 ‘예의주시’를 택하는 비율이 급격히 올라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미국의 비뇨기과학회는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에 대해서도 과진단의 위험성이 재평가되어야 한다며 그 횟수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40세 이하에서는 PSA검사가 거의 필요치 않고, 70세 이상에서의 주기적 PSA도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치료에서 한 발 물러서려는 추세는 전립선암 뿐 아니라 갑상선암이나 자궁경부암, 또는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난치질환에 있어서도 목격된다.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두고 보면서 관리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예의주시라는 방법의 가장 큰 문제는 대다수 환자들에게 새로운 불안감을 남긴다는 점이다. 병이 생길 때마다 병의원으로 달려가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처치를 받는데 익숙한 현대인들은 ‘가만히 두고 본다’는 것이 마치 그것을 방치하여 악화되기만을 기다리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감기에 관한 재미있는 서양속담이 있다.
‘감기는 약을 먹고 치료하면 1주일 만에 낫고, 치료하지 않고 놓아두면 7일이 지나야 낫는다.’는 말이다. 적극 치료보다 예의주시하는 방법이 더 나을 수 있는 질병은 의외로 많다.
예의주시하는 방법의 성패는, 그것을 어떤 자세로 지켜보느냐 하는 데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막연히 놓아두는 것은 방치일 뿐이고, 예의주시하면서 몸에 필요한 보조적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가 보다 강인한 저항력을 발휘해서 암이 더 악화되지 않고 점차 극복해갈 수 있는 계획을 찾아내는 게 관건일 것이다.
전립선암에 대한 논의보다는, 평소 전립선이 건강하고 활기찬 상태를 유지해서 전립선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백번 나은 일이다. 전립선에 도움 되는 생활습관을 알아두고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절제된 성생활과 다리를 움직이는 유산소운동, 정력강화운동, 절제된 식습관과 과일 햇빛 등 필요한 정보들을 알아두도록 하자. 물론 정보들을 모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몇가지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일이다.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 성 연구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