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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시간의 절대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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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6-26 |
조회 |
1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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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봄이 또 지나갔다. 화려했던 봄꽃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라지고, 신록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연두색의 나뭇잎들도 얼마 후면 짙푸른 색이 되어 숲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빠르다는 말은 새삼스럽지 않다.
1백년 전 아인슈타인의 우주에 대한 언급을 사람들은 상상의 영역이거나 동화적 언어로 들었을 것이다. ‘빛보다 빠른 것이 있다.’ ‘빛도 시간도 굴절되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우주의 무덤 블랙홀에 대하여 60년 후 스티븐 호킹의 대꾸는 유쾌한 농담처럼 들리기도 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지점이 있다면, 그것이 분출되는 곳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고차원의 문답은 고승들의 선문답(禪問答)을 연상케 한다. 다분히 낭만적인 상상 속의 세계였다. 세기적 석학들의 이해하기 어려운 화두와 그것을 붙잡고 정진하여 실체를 밝혀보려는 유수한 과학자들의 노력 속에서 블랙홀에 대한 지식은 무르익었다. 그리고 마침내 사상 최초로 인류는 5,5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거대 블랙홀 하나를 가시적 이미지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인간은 마침내 시간의 끝 지점을 바라본 것일까.
문득 시간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지구 고고학이나 천체물리학이 지구의 탄생이나 우주의 역사를 해부하듯 밝혀내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도 시간이 처음을 알 수 없는 먼 과거로부터 끝을 짐작도 할 수 없는 먼 미래까지 흐르는 것으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낭만적이고 자연의 예술로만 인식되고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지나갈 것이다.”
어려서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아주 막연하게만 느껴졌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은 왜 빠르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 대답은 주로 심리학자들에게서 나왔다.
- 객관적인 시간은 강물처럼 일정한 속도로 흐른다. 인생의 초입에 서있는 사람은 강물보다 빠른 속도로 강둑을 달릴 수 있다. 중년에 이르면 속도가 좀 느려지기는 하지만 아직 강물과 보조를 맞출 수는 있다. 그러나 노년에 이르러 몸이 지치면 강물의 속도보다 뒤처지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강둑에 드러누워 강물을 바라볼 것이다. 강물은 한결같은 속도로 흘러가버린다.
(다우베 드라이스마, 심리학자)
- 젊은이들은 욕망을 참지 못한다. 시간을 집어삼킬 듯이 앞서나가고 싶지만, 시간은 천천히 흐를 뿐이다. … 그러나 노년은 고전적인 연극에서 전혀 변하지 않는 배경과 같다. 이번 주도 다음 주도, 이번 달도 다음 달도 비슷해 보인다. 이 모든 이미지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융홥된다. 상상 속에서 시간은 축약된다. (마리 귀요, 심리학자)
- 새로운 곳에 처음 갔을 때는 시간이 젊다. 다시 말해서 시간이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다. 이런 현상은 6~8일 동안 계속된다. 그 후 사람이 그곳에 익숙해짐에 따라 시간이 점점 쪼그라드는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 4주째가 되면 아마 시간이 무서울 정도로 덧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토마스 만, 문학가)
그러나 시간의 속도에 대한 느낌이 나이하고만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에도 어려운 수학문제와 씨름해야 하는 수업시간은 지루하리만큼 길게 느껴졌고, 마음껏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방학기간의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지 않던가. 그렇다면 시간의 밀도, 빠르기는 나이보다는 시간시간의 상황과 연관되어 지극히 가변적인 것일 수도 있겠다. 시간에 대한 감정과 더 관계가 깊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나이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간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현재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현대인들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가속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터득해 나가고 있다. 그것은 마치 어린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습득해가는 속도만큼이나 빠르다. 그럼에도 시간은 여전히 빠르게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면 시간에 대한 감각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분량에 달려있다는 설명은 좀 의문스러워진다. 시간이 빨라진다는 것이 단지 개인적인 시간감각의 변화인가, 아니면 이 시대 자체가 좀 더 빠른 시간대 위에 올라선 것인가, 즉 시간의 절대속도가 빨라진 것은 아닐까 물어보고 싶은 것이다. NM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 성 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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